올'리브 요리 오디션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코리아 우승자가 드디어 가려졌다. 지난 20일 '마셰코' 최종 결승전에서 김승민(42)이 박준우(30)를 누르고 우승, 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우승자에게는 거액의 상금 및 많은 부상이 주어지지만 준우승자에게는 상품권 한 장도 없다. 하지만 박준우는 웃고 있었다. '벨기에 털남'이 미소를 지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편 박준우는 '마셰코'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일반인 요리 오디션에서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박준우는 강레오, 김소희, 노희영 등 심사위원들 앞에서 절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으로 관심을 모았답니다.
그는 긴장된 경연 속에서도 심사위원들의 지적에 또박또박 '말대꾸'를 했으며, 방송 중 언사가 자주 '삐'소리 처리 될 정도로 '거친 매력'을 보여줬다. "요리는 장난"이라고 말해 동료 도전자들 및 요리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을 분개하게 만들었다.
반면 살아 있는 요리 재료를 무서워하고, 매운 것을 못 먹는 모습은 여성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조금은 낯선 벨기에 출신에다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라는 것을 도무지 짐작하기 어려운 외모 역시 그에 대한 호기심을 높인 요인 중 하나입니다.
"11년 전 벨기에로 이민..호기심반 장난반 '마셰코' 지원"
-촬영 끝내고 어떻게 지냈던 것인가?
▶6월 2일에 최종회 촬영을 마쳤다. 촬영을 마치고 붕 떠서 지냈다. 원래는 후반까지 갈지 몰랐다. 초반에 막 해서 떨어지고 다시 벨기에를 가서 통역 일을 하든지 책 준비를 하든지 하려고 했는데 후반까지 갔다. 끝나고 나니까 올리브 쪽에서 또 다른 프로그램 기획 얘기가 나와서 기다려 달라고 해서 그냥 있었습니다.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아쉬움은 있는 것입니다.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고 3억에 대한 아쉬움이다(웃음). 목표가 세 번째 탈락자였기 때문에 우승을 못했다는 거에는 별로 감회가 없다. 처음에는 진지하지 않았다, 갈수록 욕심나기는 했지만. 일단 본선에 들어가자마자 떨어지면 쪽팔리잖나. 그 다음에 떨어지면 아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세 번째 정도 탈락하면 재미도 봤고 나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아 그게 목표였던 것입니다.
-벨기에 출신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벨기에에서 11년 정도 살았다. 한국 들어온 지는 1년 반 정도 됐다. 부모님은 벨기에에 사시고 동생은 프랑스에 있습니다.
-직업이 기자던데?
▶한국 들어와서 식품·위생 쪽 기자 일을 하던 중에 '마셰코'에 들어가게 됐던 것입니다. 원래는 적이 있는데 방송에는 '기자'라고 나오다 '프리랜서 기자'라고 바뀌었다. 기자라고 하니까 MBC 박준우 기자와 혼동하더라(웃음). 안되겠다고 싶어 제작진에 얼른 프리랜서로 하자고 했다. 적이 있는 기자였고,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였다. 월간잡지 이런데 음식 관련 칼럼을 썼습니다.
"詩 쓰고 싶은 데 돈 안 되서 미식평론 쓰기 시작"
-평소에도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분입니까?
▶원래 대학에서 현대어문을 전공했다. 졸업은 안했다. 벨기에 대학에서 현대 언어와 문학을 공부했답니다. 시랑 수필을 위주로 쓰는데 소설이나 시나리오는 잘못 쓰겠더라. 문학이 돈이 안되고 그중에 돈이 제일 안되는 게 시나 수필인 것인데, 글은 쓰고 싶고 돈은 벌고 싶고 하나보니까 돈 되는 글을 쓰자고 마음을 먹었다. 제가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미식평론 생각이 들더라. 워낙 유럽은 미식문화, 미식평론 문화가 구축이 잘 돼있으니까. 그래서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돈 되는 글 좀 써보려고 . 그런데 돈이 별로 안되던 것입니다.
- 한국에 들어와서 기자로 활동하다 '마셰코'에 지원한 이유는?
▶제가 시를 쓸 때는 월급을 못 받는데, 조그만 신문사 들어가 칼럼 써주고 기사 써주면서 한 달에 80만원 정도 받았다. 한국 들어와서 1년 반 동안 칼럼도 써보고 자유기고도 하고 기사도 썼습니다.
또 문인들 모아서 시동인도 했다. 하고 싶은 거 해봤으니 이제 먹고 살 것이 걱정이 들었다. 벨기에에서 통역 일을 할 때는 돈을 훨씬 많이 벌었기에 한국에서 일을 그만두고 벨기에 가서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마셰코'에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얼른 떨어지고 벨기에 가서 돈을 벌자였는데 석 달 촬영을 다하게 됐다(웃음). 사실 '마셰코' 지원할 때 마음은 벨기에 돌아가기 전에 놀러간 것이었다. 어떤 분은 '3억원을 타고 싶어서 왔다', '요리사로서 인정받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 소리를 나중에 듣고 미안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처음에 '마셰코'에 지원했을 때는 굉장히 진지하지 못했답니다.